선율로에게 물어보세요.
보이스피싱 전달책, 단순 심부름도 실형 위험…어설픈 부인은 혐의 인정으로 보여 [정규영 변호사 칼럼]
admin
2026-02-24 16:09
41

정규영 대표변호사
[미디어파인 시사칼럼]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전역을 중심으로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층과 주부들을 노린 변종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범죄 조직은 인터넷 채용 사이트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 서류 운송 및 물품 전달, 단순 심부름 등으로 위장하여 일반인들에게 접근한다.
이러한 ‘미끼’에 속아 보이스피싱 전달책 역할을 하게 된 피의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정상적인 업무인 줄 알았다”, “범죄 수익금인지 전혀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수사 실무와 법원의 판단은 매우 냉정하다.
최근 서울경찰청 등 주요 수사기관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적으로 분업화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말단인 현금 전달책에게도 ‘사기죄’의 공동정범 혐의를 적용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단순 가담자라 할지라도 피해 금액을 수거해 조직에 전달함으로써 범행을 완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혐의를 결정짓는 핵심 쟁점은 바로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피의자가 범행의 전모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더라도 비대면 메신저(텔레그램 등)를 통한 업무 지시, 업무 난이도 대비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 가명 사용 및 현금 위주의 거래 방식 등 비정상적인 정황을 인지했다면 범죄 가능성을 묵인하고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하는 추세다.
이 경우 형법상 사기죄뿐만 아니라 피해 금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되어 무거운 실형을 받게 될 수 있으며, 해당 계좌가 ‘사기 이용 계좌’로 등록되어 금융 거래가 전면 차단되는 불이익까지 뒤따르게 된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 무작정 부인하기보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치밀한 법리적 방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단순한 피해자가 아닌 ‘범행을 묵인한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개시한다. 초기 진술에서 섣불리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는 식의 애매한 답변을 할 경우, 이는 미필적 고의를 자백하는 셈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채용 공고, 업무 지시 대화 내역, 이동 경로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범죄 인식이 불가능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또한 혐의 부인이 어려운 경우에 대해서는 조직적 범행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 생계형 단순 심부름에 그쳤음을 소명하고, 수사 협조 및 피해 회복 노력을 통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등 최대한의 선처를 이끌어내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법무법인 선율로 정규영 대표변호사)
출처 : 미디어파인(https://www.mediafine.co.kr)
기사원문 https://www.mediaf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