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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현금수거책, 사기죄 공범으로 처벌되는 기준은 [정규영 변호사 칼럼]

법무법인 선율로 2026-09-16 10:53 조회수 아이콘 41


정규영 대표변호사(사진 제공=법무법인 선율로)


고액 아르바이트나 채권추심 업무라는 말을 믿고 현금을 전달받았다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체포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피의자가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고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수사기관은 범행 당시의 객관적인 정황을 토대로 사기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를 판단한다.


보이스피싱 범행에 직접 가담한 현금수거책에게는 역할과 가담 정도에 따라 사기죄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이 적용될 수 있다. 총책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수거하고 이를 조직에 전달하는 핵심 역할을 반복했다면, 범행 전체를 기획하지 않았더라도 사기죄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수거책이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명확히 알고 있었는지만 보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업무가 아닐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고액 수당을 받기 위해 현금 수거를 계속했다면 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채용 경로와 업무 설명, 대화방 삭제 지시, 현금 전달 방식, 수당의 규모, 가명이나 타인 명의 계좌 사용 여부, 반복 횟수 등이 주요 판단자료가 된다.


반면 비정상적인 업무 정황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원 등 경기남부청 관할 지역에서 경찰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실제로 어떤 설명을 듣고 일을 시작했는지, 최초 업무와 현금 수거 업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범행을 의심할 만한 계기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사기 범행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면 이를 뒷받침할 채용공고, 담당자와의 대화, 업무지시 내역, 이동·송금 기록 등을 수사 초기부터 확보해야 한다.


현금수거책 사건은 ‘몰랐다’는 말 자체보다 피의자가 접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의심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중요하다. 진술하기 전에 메신저 대화와 통화내역, 이동 경로, 급여 지급 방식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혐의를 부인하면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대화 내용을 삭제하면 오히려 증거인멸을 의심받을 수 있고, 사실과 다른 해명을 반복하면 진술의 신빙성도 떨어질 수 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공동정범과 방조범 중 어떤 혐의가 문제되는지, 범행 인식을 부인할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부터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법무법인 선율로 부장·차장검사 출신 정규영 대표변호사)


출처 : 미디어파인(https://www.mediafine.co.kr)

기사원문 : https://www.mediaf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542